달콤지기
순대국 맛집 가성비 최고 은평구 응암동 본문
코로나19로 생활이 멈춘지 6개월째 되어 가고 있다. 금방 끝날 것만 같던 전염병은 끝날 줄을 모른다. 이제 점점 버텨가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고통은 말할 수없이 커져가고 있다.
1차적으로는 전염병에 걸려 고통받고 죽는 것이다. 그 다음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게 된다. 전염병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굶어 죽게 생겼다는 탄식도 나온다. 이 길고 긴 터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탄식은 더 깊고 커져만 갈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이 죽을 수는 없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하고 견뎌낸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다는 것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돈이 돌아야 돈인데, 돌지를 못한다. 소비를 아예 차단하거나 의식주에 관련된 것은 소비를 최대한 줄이게 된다.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것이 외식비다. 그래서 거리를 거닐다보면 식사시간인데 식당에 손님이 없이 텅 빈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인 내외만 홀을 지키고 앉아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여기서도 살아 남는 식당이 있다. 어떤 식당일까. 배도 불리면서 가격도 저렴한 일명 가성비 좋은 식당이다. 일단 가격이 싸야 한다. 맛과 질은 그 다음으로 밀리게 된다.
내가 가본 응암동에 있는 순대국집이 그렇다. 한번 가면 두번 가게 하는 식당이다. 잘 안되는 집은 한번가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인 반면, 잘되는 곳은 한번 가면 또 가게 된다. 그것도 재방문때는 가족이나 지인을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집이 장사가 잘 되는 곳이다.
서울에서 6천원에 뜨끈한 국물에 고기국, 흰쌀밥과 시원한 깍두기,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난 순대국을 싫어한다. 국물에서 나는 냄새가 싫고, 순대국은 아저씨들이 먹는, 격이 떨어지는 음식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를 들었다. 뜨거운 국물에 밥말아서 먹는 고깃국의 맛을 이제 안다. 거기에 시원한 깍두기를 얹어 먹는 맛이란 먹어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다. 추운 겨울 응암동을 지나다 순대국 집을 들어갔다. 아무 기대도 없었다. 그저 추운 날씨에 뜨거운 국물에 밥이 먹고 싶었다. 점심을 거르고 오후 4시경에 먹게 된 밥이었다.
너무 배가 고팠던 탓일까? 너무 맛있었다. 평소에 냄새때문에 안먹던 순대국이었는데 냄새도 안났다. 고기는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었다. 결국 고기를 다 못 먹고 남기고 나왔다.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들르게 되었다. 아이도 잘 먹었다. 깍두기가 맛있다고 했다. 국밥의 백미는 깍두기 아닌가?
사이다 맛이 나는 이 깍두기의 비법은 무엇일까?
보통 외식을 하고 집에 오면 강한 짠맛과 조미료 탓에 물을 무한정으로 먹었는데, 이 순대국은 그렇지 않았다. 배가 든든하면서도 속이 편했다.
우선 고기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처음 먹을 때 머릿속에 가족들이 그려졌다. 가족들을 데리고 꼭 와야지. 우선 포장이 되어서 포장을 했다. 1만원이었다. 보통 3인분정도의 양이라고 했다. 먹어보니 정말 3인분 정도의 양이 될 것 같았다. 살짝 아쉬운게 있다면 그 맛있는 깍두기도 같이 포장해주면 정말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까지 바라면 너무 염치없나?
실내 내부도 나름 깔끔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래된 식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노후한 실내 분위기가 싫기 때문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식당일수록 그 맛을 유지한 채 식당 인테리어나 서비스는 계속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을 고집하며 옛날 방식만 고수하는 식당은 잘 안가게 된다. 최소한의 손님을 받을 예의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사람을 만날때 단정하게 옷을 입고 화장을 하듯이 식당도 그래야 한다. 물론 맛도 좋아야 하겠지만 식당 내부도 깔끔해야 한다.
음식도 당연히 정갈해야 한다. 이것은 기본중에 기본이다. 어릴때부터 내가 본 순대국집은 길거리의 허름한 곳에 드럼통을 밖에 내놓고 지나는 사람들의 코를 찌르는 고기 부산물 삶는 냄새를 내는 곳이었다. 그래서 순대국을 싫어했는데 내가 찾은 이곳은 그런 곳과는 달랐다. 기본을 지키면서 맛과 양을 중시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밥족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맞춰서 1인 테이블도 있었다. 혼자 앉아서 4인석을 차지하고 있을때가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미안할 때가 있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1인 손님도 마음 편히 들어갈 수 있는 1인 테이블이 있어야 한다. 이제 1인 테이블은 배려석이 되어 버렸다. 혼밥을 즐기는 손님도 불편하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배려석 말이다.
순대국을 먹다가 곁들여 나온 청양고추를 아무 생각 없이 한 입 베어 먹었다. 칼칼한 청양고추를 베어 먹으면 입에서 불이 나게 된다. 그래서 순대국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청양고추를 잘라서 국물에 넣었다. 그러면 칼칼한 국물을 맛볼 수도 있고 고기국물의 느끼한 맛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은 순대국만 먹는 곳이 아니었다. 은평구의 역사를 알 수 있었다. 은평구에서 오래 살았지만 연도별도 구의 변화를 알 수 있도록 사진이 걸려 있었다. 새로 알게 된 것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은평구가 번화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 불과 몇십년 전만해도 이 곳이 시골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p7SGGSVZ4I
맛있는 식사와 은평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볼거리까지 응암동 순대국 집에서 많은 것을 얻게 된 기분이다.
응암역 지하철 역에서 도보 2분거리에 있어서 교통도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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