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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부어치킨 3번 사먹은 후기

달콤지기 이작가 2020. 6. 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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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사와서 부어치킨이라는 네임을 봤다. 처음 본 이름이었다. 지나가다보니 가격이 저렴했다.

크리스티 치킨이 만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양념치킨은 11,500원이었다. 가격이 저렴했다. 일반 프랜차이즈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브랜드)의 치킨과 비교해도 반값이다. 유명 프랜차이즈가 아니긴 하지만 가격이 참 매력적이었다. 물건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가격이다. 특히 나는 그러하다. 아무리 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높으면 일반 패스한다. 경험 삼아 한번쯤 사먹는다 하더라도 두번은 안 사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지도가 떨어지고 맛이 보장되고 가격이 저렴하다면 충성하기 마련이다.

치킨 중에서 부어 치킨이 그랬다. 부엉이와 치킨은 아무 연관 관계가 없다. 이름이 부어 치킨이다. 가게에 가서 양념치킨 1마리를 시키고 기다렸다. 약 5분가량 걸리는 것 같았다.

"양념치킨 한 마리 포장이요."

젊은 점원이 5분 타이머를 설정했다. 내심 기뻤다. 5분만 기다리면 된다는 뜻이니까. 미리 전화하고 찾으러 가면 항상 15분후에 도착하세요. 했는데 5분만에 나온다니 시간 절약했다.

정말 5분이 지나자 튀긴 닭을 양념소스에 바르기 시작했다.

포장된 닭은 묵직했다. 가격이 저렴한만큼 탄산음료는 따로 계산해야 한다. 집에 탄산수가 많이 있어서 치킨만 사가지고 왔다.

집에 가서 맛있는 닭의 비주얼을 찍을 생각으로 매장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이런!!!!!!!!!!!!!!!!!

 

 

한참 먹다가 먹기전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렸다. 다 먹고 2조각 남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이미 늦었다.

급히 이거라도.....

어차피 맛은 사진으로 표현이 안되니, 내 입으로 표현을 해야 겠다.

부어치킨의 장점은 이렇다.

1. 가격이 저렴하다.

일반 치킨의 반값이다. 양이 적냐? 그렇지 않다. 9호 닭 사이즈라고 한다. 1마리 사오면 네 식구가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물론 식사 대용이다. 우리집에서 치킨은 술 안주가 아니라 밥 대용이다.

2. 바삭함이 살아있다.

여기서 말이 길어질 것 같다. 부어치킨 맛의 생명은 겉껍질 튀김에 있다. 씹을수록 소리가 바사삭 바사삭 세밀한 소리가 난다. 치킨의 튀김옷이 있는 걸 싫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어치킨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일부러 튀김옷 부부을 먹을 정도로 튀김 부분이 너무 맛있다.

3. 고기의 육질이 살아있다.

고기를 씹을 때 촉촉한 육질이 살아있다. 잘못 튀기거나 너무 오래 튀기면 수분이 날아가 뻑뻑해지기 쉬운데 부어치킨은 마지막 한 조각까지 촉촉하다.  조각 수는 9-10 조각 정도 되는 것 같다.

조각의 개수는 많지 않은데 각 조각의 크기가 크다. 백종원 프로를 봤는데 닭의 조각 개수가 늘어날수록 치킨의 양이 많아 보인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서 봤다. 부어치킨의 개수가 더 여러조각으로 나눠서 튀겼다면 치킨 상자가 닫히지 않을 정도의 양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양이 많다.

앞서도 말했듯이 가격대비 양이 많다. 항상 저녁 식사 대용으로 한 마리를 주문하면 4인가족기준으로 한 끼 식사가 해결된다. 오늘도 퇴근하는 길에 집에 있는 밥이 먹기 싫어서 부어 치킨 한 마리를 주문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나도 모르게 몸이 부어치킨 가게로 가서 "양념 한마리요."를 외치고 있었다. 내 목소리에 나도 놀랐다. 무의식이 나를 이끌고 온 것이다.

매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신매뉴 화보를 사진 찍었다. 나중에 시켜 먹을라고. 새로운 건 한번씩 먹어줘야지.

맛쇼킹 시리즈도 있다. 왠지 이것은 BHC치킨이 생각났다. 다른 점이 있다면 비슷한 비주얼에 저렴한 가격이라는 거다. 가격이 저렴하면 그만이다. 이것도 나중에 꼭 먹어봐야 겠다.

부어치킨이라는 이름답게 부엉이 인형이 display 되어 있었다.

아직도 궁금하다. 왜 부어치킨인지. 주인장에게 물어보고 싶었는데 웬 오지랖인가 싶어서 참았다. 나중에 이것도 물어봐야 겠다.

얘기치 않게 치킨을 손에 들고 오자 아이들이 두말할것도 없이 달려들었다. 덕분에 오늘 저녁은 해결됐다. 아이들은 치킨으로 두둑해진 배를 부여잡고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식탁에는 먹고 남은 2조각만 남아있다. 나중에 남편이 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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