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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논술

나비 잡는 박사님 석주명 _한국슈타이너

달콤지기 이작가 2023. 9. 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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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나 곤충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석주명입니다.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면서 자연속에서 놀기를 좋아하던 석주명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깜짝 놀랄만한 성적표를 받아 듭니다. 바로 꼴등! 이에 충격은 받은 석주명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공부를 하게 됩니다. 마음먹은 것은 꼭 이루고야마는 성품을 지녔지요. 

"덴마크는 땅이 거칠고 바닷바람이 심해 농사를 짓기 어려워 나무를 심어 바닷바람을 막고, 젖소를 키워 우유를 만들었지. 덴마크는 이제 아주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단다."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석주명은 농업을 발전시켜 우리나라 사람들을 잘살게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일본의 유명한 농림학교에 들어갔습니다. 학교에서 곤충 채칩 여행을 가는날, 하필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곤충을 잡아오는 학생에게 상을 주겠다는 교수의 제안에 빈손으로 오는 학생들과 달리, 석주명은 곤충을 봉지째 잔뜩 잡아왔습니다. 여기서 석주명의 끈기와 집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눈여겨 본 교수가 석주명을 불렀습니다.

"조선의 나비를 연구해 보게."  그 후 석주명은 우리 땅에 사는 나비를 공부하고 우리나라 날씨와 농작물을 연구하여 나라에 도움이 되겠다고 결심합니다. 우리나라로 돌아온 석주명은 교사로 일하면서 나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어느날, 석주명이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지질학자 모리스가 기차를 잘못 내려서 석주명이 근무하는 송도고등보통학교 박물관을 구경하게 됩니다. 여기서 석주명이 채집한 나비들을 보게 된 것이지요. 이 일을 계기로 석주명은 연구비를 받으면서 외국 학자들과 나비 표본을 바꿔 보며 연구에 매달리게 됩니다. 

영국에서 편지 한 통이 왔어요. "우리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는 석주명 선생님께 <조선산 접류 총목록>을 써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영국에서도 석주명의 실력을 인정한 거예요. 많은 나비 목록을 정리하려면 타자기가 필요했는데 그의 어머니는 아끼던 소를 팔아 돈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 당시 타자기 가격이 소 한마리 가격이었나봅니다. 어머어마한 가격이네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의 어머니도 대단하신 분입니다. 자식의 일을 위해 그 당시 전재산과 같은 소를 팔아서 타자기값을 마련하신 걸 보면 말입니다. 1940년 마침내 <조선산 접류 총목록>이 완성되었습니다. 평생동안 나의 연구를 도와주신 어머님께 이 책을 바칩니다. 책의 첫 장에는 이런 글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그것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답니다. 

1946년부터 석주명은 국립 과학관에서 일하면서 <한국산 접류 분포도>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6.25 전쟁도 일어났습니다. 전쟁으로 평생을 바쳐 구한 소중한 자료들이 폭탄에 떨어져 표본들이 모두 불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의지를 꺾듯이 술 취한 청년들이 그의 가슴에 총을 겨눴습니다. 나비를 연구하는 데 평생을 보낸 석주명은 소중한 결과들을 남기고 나비처럼 하늘로 날아갔답니다. 

석주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비로 산제비나비를 꼽았습니다. 산제비나비는 크고 아름답고, 위엄이 있으며, 청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지요. 산속에서만 살아 세상의 나쁜 것들에 물들지 않았다고도 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우리나라 대표 나비를 알리려는 시도는 잊혀지고 말았답니다. 청록색의 광채가 나는 산제비나비, 참 멋지네요. 산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자주 볼 수 있는 나비는 아닙니다.

산제비나비

석주명이 그렇게 빨리 죽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나비에 대한 연구는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을것이고 국익에도 발전이 되었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나비를 향한 그의 열정과 집념은 본받아야겠네요. 10년간 꾸준히 한 분야 연구를 해보라는 교수의 말을 듣고 따랐습니다. 그 결과 10년동안 조사한 나비가 75만마리나 되고, 10년 후 나비박사라는 별명을 얻었지요. 꿈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얼마나 들이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답니다. '1만시간의 법칙'이 다시 생각납니다. 어떤 분야에서 익숙해지려면 10년의 시간을 노력하고 공부하는 수고는 기본으로 따라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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