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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논술

가우디-자연을 짓다 (한국슈타이너)

달콤지기 이작가 2023. 1. 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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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냐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1884년부터 짓기 시작해 지금까지 짓고 있다고 합니다. 100년이 훨씬 넘는 공사기간이죠. 기간도 어마어마 하지만 대성당의 독특한 디자인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건축물입니다. 이 성당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했다고 합니다. 가우디를 모르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겁니다. 초등학생 아이들도 가우디란 인물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뭐든지 빨리하려고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심리와는 조금 다르게 천천히 짓는 이 건축은 참 느리지만 독특하고 창의적으로 건축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어떨까요? 정부와 담당자를 탓하고 세계적으로 느리디 느린 건축에 대해 열을 올리며 비난을 하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부터 드는군요.
가우디는 어릴때부터 괴상한 아이라고 불렸습니다. 산을 하나 그리더라도 보통의 사람들이 그리던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그렸습니다. 산을 그릴때 우린 하나같이 기다란 반원을 그리는데 가우디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대다수가 그렇듯이 가우디의 가정 형편은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위인전을 읽다보면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잠시 유복했다가도 가세가 기울어 어려움에 처하는게 다반사였습니다. 가난은 마치 위인이 탄생하는 통과의례라도 되는 듯이 말입니다. 우린 건물도 창문도 모두 네모 반듯하게 만듭니다. 이미 그런 정형화된 사고 방식이 박혀 있지요. 심지어는 그게 정상적인 사고라고도 생각합니다. 가우디가 그린 설계도처럼 구불구불하거나 사람을 그려 넣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가우디가 설계한 것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예술품입니다. 사소한 가로등 하나도 예사로 넘기지 않고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킵니다. 가우디는 정말 독특한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입니다. 타일조각으로 건물을 짓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타일은 건물 내부 마감재입니다. 이런 고정된 사고를 가우디는 완전히 뒤집어 버립니다. 이제 타일 조각으로 인공연못이나 건물외벽이 장식된 것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들은 가우디의 건축방식을 따라 한 것입니다. 뭐든 가우디의 손을 거치면 로마 신화속의 세계가 펼쳐지고 예술의 나라로 가게 됩니다. 가우디의 뛰어난 건축방식 덕분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모자이크 타일로 공원을 꾸민것 말입니다. 구엘공원의 모자이크 타일로 덮인 도마뱀 조각상 분수를 따라 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네모진 각으로 건물을 지으려고 하면 잘라내고 쳐내야 하는 부분이 태반입니다. 하지만 가우디는 사물의 곡선을 이용하여 최대한 자연을 살린 건물과 조형물을 만들었습니다. 에스파냐 <밀라 저택>은 가우디의 독특한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지요. 벽이 구불구불 파도치는 것처럼 만들어졌습니다. 벽면이 반듯해야 하는다는 생각을 뒤집은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건축물을 최대한 자연과 닮은 모습으로 건축한 가우디는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불려집니다. 가우디가 건축한 세 개의 건축물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밀라저택>, <구엘공원>, <구엘별장>입니다. 한 작가가 만든 작품이 한꺼번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남들과 다른 생각, 틀에 박힌 사고를 깨는 가우디의 창의력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우린 유행을 쫒고 남들이 하는 공부를 똑같이 따라 합니다. 가우디가 우리에게 말합니다. 당신의 선생님은 바로 자연이라고. 우리는 옆사람과 경쟁하느라 그 위대한 스승인 자연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옆사람 쫒아가느라 정녕 자신조차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것을 만드는 생각이 가우디와 같은 세계적인 건축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내 적성에 맞지 않고 내 심장이 뛰지도 않는 일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요.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겠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인기있는 대학, 인기는 학과, 직업, 이런 것들은 모두 내가 원한 것이 아닌, 사회가 만들어낸 정형화된 사고입니다. 가우디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 나오지 않는 이유 역시 이것입니다. 에스파냐는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나라여서 그런지 우리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것같습니다. 일년 내내 축제가 열릴 정도로 즐겁고 신나는 나라이지요. 일년 내내 축제라니요. 할말을 잃었습니다. 일년 내내 축제를 하면 일은 언제 하고, 공부는 언제 할까요? 당장 저부터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반면 즐길줄 모르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로 경제적 발전을 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스파냐의 카탈루나 지방,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가우디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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