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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벚꽃길을 거닐며 나를 사랑한다. 본문

문화. 일상

불광천 벚꽃길을 거닐며 나를 사랑한다.

달콤지기 이작가 2021. 4. 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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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계절이다. 온 세상이 솜사탕처럼 벚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다. 눈가루가 날리듯이 바람에 벚꽃잎이 날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벚꽃잎이 날리는 이 길을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봄이 주는 축복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자체에 감사하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나만 그럴수도 있다. 이렇게 좋은 봄날에... 이렇게 따뜻한 날씨와 좋은 풍경이... 돈으로는 인간의 노력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이 좋은 상황을 왜 누리지 못하는가. 아니 왜 즐기지 못하는가. 욕심때문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배경을 뒤로하고 난 지금 욕심때문에 힘들어 한다. 아름다운 꽃길을 거닐면서도 속마음은 욕심과 남과의 비교의식으로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구나.

많은 친구가 있어서 좋았다. 가끔 밥도 사주고. 너무 많은 경제력의 차이로 이제는 그 자체가 우울증이 되어 버렸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나니까 말이다. 나도 많이 부족한 상태는 아닌데, 그 친구와 비교를 하면 너무 차이가 난다. 적어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차이는 엄청난 차이이다. 돈을 물쓰듯이 써도 돈이 줄지 않는 친구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미용실도 가지 않고 내 손으로 하는 나와는 엄청 차이가 난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지 하면서도 맘이 쓰린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나에게 위안이 되는 것이 이런 나의 속마음을 글로나마 하소연할 수 있어서 숨통이 트인다. 이런 하소연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듣는 사람도 괴로울 따름이다. 예전같으면 누구든 붙들고 하소연을 할 터이지만 이제는 안다.

아무도 그런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SNS가 발달한 이유가 무언이가. 나같은 사람들의 심리 때문이다. 주변 사람과 나의 마음과 상황을 공유할 수가 없다. 다들 바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은 내 일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SNS가 그 출구가 되어 준 것이다. 이렇게 내 마음을 토해내면서 그 시점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담아두는 것이 나를 표현하는 방법일 것이다.

벚꽃길을 매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것도 행복이다. 코로나 시대에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내 마음을 하소연할 블로그가 있어서 좋다. 나를 사랑하기 시작한 내 자신을 사랑한다.

왜 그 긴 세월을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나를 아껴주지 않고, 다른 사람만을 위해서 살아왔던 세월이 너무 한스럽고 억울하다. 이제라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껴주고, 나를 위해서 살아야겠다. 사랑한다. 레나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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