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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니어스- 천재작가 천재편집자(영화리뷰)

달콤지기 이작가 2021. 2.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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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에 우연히 보게 된 영화. 지니어스. 잔잔한 감동과 편집자의 작품을 알아보는 천재성과 그에게 발굴되는 천재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천재가 토마스 울프인줄 알았다. 다 보고 나니 천재는 토마스 울프나 헤밍웨이. 스콧 피츠 제럴드가 아닌 그들의 작품을 발굴한 편집자였다.

영화 지니어스 중에서

지니어스는 편집자인 맥스 퍼킨스였다. 위대한 개츠비나 무기여 잘 있거라 그리고 토마스 울프의 많은 작품들까지 이들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지대한 공을 들인 사람이 바로 편집자 맥스 퍼킨스였던 것이다. 우리는 천재 작가와 작품만 기억했었다. 하지만 그런 천재성을 돋보이도록 뒤에서 조력하고 발굴해온 편집자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수백년동안 명작을 남긴 작가를 위대한 작가라고 우러러보기만 했었다. 어찌보면 토마스 울프같은 천재 작가는 맥스 퍼킨스같은 편집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애초에 탄생할 수도 없을 것이다.

영화 지니어스

수많은 천재들이 제대로 된 편집자나 평론가를 만나지 못해서 이류나 삼류 작가로 서러운 삶을 전전하다가 잊혀진 경우가 어디 한 둘인가.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빈센트 반 고흐도 살아생전 그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평론가를 만나지 못해서 빛을 발하지도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마감하지 않았는가.

영화 지니어스 중 맥스

결국은 시대와 대중의 취향에 맞게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는 것이다. 대중의 입맛에 맞게, 시대에 맞게 다듬는 일이 이토록 중요한 것이다. 보석도 원석일 때는 그냥 돌덩이에 불과하다.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되고 순금이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토마스 울프가 미치도록 부러웠다. 그의 천재성이 아니라 그의 능력을 알아봐주는 편집자를 만났다는 것이 말이다. 어쩌면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 노력했지만 빛을 발하지 못하는 수많은 숨어있는 토마스 울프들 말이다. 그 중 한 사람이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세상이 알아주는 않는다는......

영화 지니어스

토마스 울프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하다.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쳤다. 누구보나 자신을 알아주는 편집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아주는 누군가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든든하고 행복한 일일 것이다.

토마스 울프는 아버지가 걸렸던 병과 비슷한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미국역사상 천재 작가로 인정을 받는 작가다. 사후에 받는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사후 조차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은가.

영화 지니어스

수많은 천재 작가를 배출한 편집자임에도 맥스 퍼킨스는 항상 겸손했다. 자신의 손으로 잘 다듬어서 명작이 탄생했음에도 항상 그 공로를 작가들에게 돌렸다. 안타깝게도 이 영화가 맥스 퍼킨스가 쓴 자전적 글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라 그런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맥스 퍼킨스가 상당히 긍정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남을 높여주지만 결국 자신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자전적인 작품의 특징이다.

"당신의 책을 출판하고 싶습니다."

꿈과 같은 제안이다. 내 평생에 언제쯤 저런 날이 올런지...

묘사 방법이 어찌되었든 맥스 퍼킨스는 헤밍웨이, 스콧 피츠 제럴드, 토마스 울프와 같은 거장들을 탄생시킨 장 본인임이 틀림없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맥스 퍼킨스. 항상 일에 묻혀 사는 일 중독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의 모습마저도 감동적으로 비춰진다. 나는 토마스 울프처럼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가. 아니면 편집자 맥스 퍼킨스처럼 남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가. 따져 볼 것도 없이 전자다. 세상을 원망하면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한번 내 모습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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