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영화 '어톤먼트' 감상 후 참을 수 없는 분노 본문
어톤먼트. 생소한 단어라 뜻을 찾아봤다. 속죄, 사죄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였다. 생소한 이 단어에 이끌려 어톤먼트라는 영화를 봤다. 글쓰기에 빠진 13살 여자아이의 눈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브라이오니는 언니가 사랑하는 남자 로비를 짝사랑한다. 중간중간 로비의 마음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로비가 언니에게 줄 편지를 브라이오니를 통해 전달하게 된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장면이다. 함부로 어린아이라고 편지 심부름을 보내면 안되는 것였다. 브라이오니가 편지를 뜯어보게 된다.
그러다 로비가 언니와 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보고 충격, 언니로부터 로비를 떼어놓으려고 로비한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 씌운다. 바로 미성년자 강간이다. 그 일로 로비는 감옥에 가게 되고 전쟁이 일어난다. 로비는 감옥에 계속 있느냐 전쟁터로 가느냐의 선택에서 전쟁터로 가게 된다. 결국 전쟁터에서 패혈증으로 죽게 되고, 로비가 아무 죄가 없음을 알게 된 언니 텔리스도 간호사로 전선에 나가게 된다. 4년이 지난후 브라이오니도 캠브리지를 가지 않고 속죄하는 의미로 간호사로 근무하게 된다. 브라이오니는 속죄를 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언니와 로비는 전쟁 중에 죽게 된다.
브라이오니의 사촌을 강간했던 진범은 4년후 그 사촌과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으로 진범은 결국 면죄부를 얻게 된 꼴이다. 보는 내내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영화에서 악한 짓을 저지른 사람은 버젓이 살아 있고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은 누명을 벗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것이다. 이것이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바로 브라이오니에 대한 분노 때문이다. 언니에 대한 질투, 어그러진 사랑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비극을 불러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3살 아이의 서툰 사랑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신뢰성 없는 증인의 증언이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브라이오니의 증언이 더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로비가 가정부의 아들이라는 신분적 차이 때문이다. 신분이 낮으면 변명의 기회조차도 없는 것이다. 로비가 가정부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다른 결론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힘없고 가진것 없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가진 자들의 소모품정도였다. 가정부의 아들이지만 똑똑한 하고 바른 로비는 의사가 되려고 했었다. 그런 로비에게 미성년자 강간범이라는 누명을 씌우다니.
영화속 인물인데, 브라이오니를 정말 벌하고 싶다.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뢰성 없는 증인의 말로 인해서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발언의 기회조차도 갖지 못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는가. 주변에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세상을 더 살아갈수록 억울한 사람들이 보인다. 나 역시도 억울한 일을 겪을때가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브라이오니가 내래이션하는 방식이다. 이런 액자식 구성이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브라이오니는 치매가 올 때까지 오래오래 살고 있었다. 본인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에 대한 벌을 전혀 받지 않은 채로 말이다. 언니와 로비에게 사죄를 할 기회조차 없이, 억울한 누명한 쓴 사람은 전쟁터에서 죽게 되고, 그 언니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잘못된 증언에 의해 판결이 나는 시스템의 문제점인가. 아니면 어린 아이의 어그러진 사랑인가. 사죄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평생 마음속에 짐을 안고 사는 브라이오니의 삶이 어톤먼트인지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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