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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논술

마법천자문 파헤치기

달콤지기 이작가 2020. 6. 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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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습 만화중에 하나가 마법천자문이다. 마법천자문은 말그대로 천자문을 만화로 익히는 학습만화다.

주인공은 손오공이다. 손오공이 천자탄을 구하러 가는 과정에서 여러 악당을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는 한자가 나온다. 물론 이 만화도 다른 학습만화와 마찬가지로 스토리 라인이 만들어졌다.

처음에 어른의 눈으로 보면 양에 차지 않는다. 한자가 너무 적게 나온다는 것이다. 항상 어른들은 마음이 급하다. 아이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른들은 많은 양의 학습량을 주입시킨다. 마음이 급해서 그렇다. 많은 양의 한자를 보면 아이들이 그걸 다 빨아들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교육 현장에서 있다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급한 마음에 많은 양을 설명하고 주입시켰지만 아이들의 머릿속은 백지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

조금 내려 놓기로 했다. 내 욕심대로 아이들에게 주입시켜봤자 학습효과도 떨어지고 아이와 관계도 안 좋아진다.

부모들이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인가?

아이들이 행복할 때이다. 아이들은 언제 행복한가. 게임하고 놀 때이다. 그러면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게임하고 놀게 해줘야 하는데 아이들이 게임하고 놀면 부모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 이런 아이러니 속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려놔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으면 아이를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다. 부모의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부모들은 착각을 한다. 아이의 생각과 인생까지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그래서 자기 의지대로 해야 한다라고.

그런 의미에서 마법천자문을 살펴보자. 우선 욕심을 내려 놓자는 뜻이다. 한 권에 20자의 한자가 나온다. 10권을 보면 200자가 된다.

한자 8급이 되려면 50자를 익혀야 한다. 7급은 150자다.

 

이런 계산이라면 마번천자문 10권을 완전하게 익힌다면 한자 7급에 준하는 실력을 겸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한자 7급 급수를 따려면 주구장창 아이에게 쓰면서 외우라고 하면 된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에 한자는 그림일 뿐이다.

한마디로 그림을 외워서 따라 쓰라는 것과 같다.

하지만 마법천자문으로 한자를 접근하면 상황은 다르다. 공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만화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화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한자를 익히게 된다.

아이들이 즐겁게 책을 읽다보면 한자를 어느 새 입에서 말하게 된다. 주문처럼 노래처럼. 얼음 빙! 멈출 지!

일상생활에서 놀 때도 한자를 주문처럼 외친다. 친구가 쫓아오면 멈출 지! 라고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막는다. 한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뜻이다.

아이가 익혀야 할 한자가 나오면 페이지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돌출된 글씨체로 나온다.

안볼래야 안볼수가 없는 사이즈다.

아이들은 한자를 익히고 싶어서 마법천자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손오공이 천자탄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것이다. 스릴 넘치는 흥미진진함 속에 파묻히다 보면 아이들은 이미 손오공이 되어 있다. 손오공이 되어서 천자탄을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자를 익히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도 모르게 한자의 품에 푹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마법천자문 시리즈도 한번에 완결판으로 나오지 않고 계속 해서 다음 화가 출시된다. 아이들은 그 다음 권을 계속해서 기다린다. 한번 마법천자문 세트에 맛을 들이면 빠져 나올수가 없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다음 권을 계속해서 기다리다가 출시되기가 무섭게 사야 한다는 것이다. 한자가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다.

 

한번에 많은 양의 마법천자문 시리즈가 나왔다면 어땠을까. 가격 부담때문에 한번에 사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한 권씩 다음 권이 나올 때는 어떨까. 아이가 조르면 부모들은 주저 없이 사준다. 책 한권에 만원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다른것도 아니고 책을 사달라는데 열일을 제쳐두고라도 사주게 되어 있다. 내가 보기엔 여기에 마케팅 전략이 숨어있다.

이런 전략은 마법천자문에서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인기있는 모든 학습만화들이 이 방법으로 시리즈를 늘려가고 있다. 나도 그랬다. 처음에는 한 세트에 큰 돈 아니니 큰 무리 없이 샀다가 주기적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케팅 방법은 각자의 상황과 사정에 따라 장단점이 달라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애초에 모든 완결된 시리즈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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