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신안 송도어판장 민어 회로 여름 보양 확실히 챙기기 본문
37도의 불볕 더위가 연일 계속 되는 가운데 신안군에 방문할 일정이 생겼다. 바다가 보고 싶어서, 드라이브를 하고 싶어서 급하게 휴가를 냈다. 신안은 1004섬으로 내게 먼저 다가온 곳인데 뜻하지 않게 가게 될 기회가 왔다. 마침 그 날이 엄마 생신이기도 했다. 겸사겸사 업무도 보고 엄마 생신도 챙기고. 꿩 먹고 알먹기다. 신안은 고향인 함평에서 차로 50분가량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고향에 방문할때마다 항상 멀다고 타박하던 내가 신안을 한 번 갔다와보니 서울에서 함평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질 수가 없다. 작은 섬들이 부표를 띄워 놓은 듯 옹기종기 모여 있는 신안의 여름은 아름다우면서도 더웠다. 높은 건물이나 가로수 그늘 같은 것이 없어서 더 덥게 느껴졌다. 이글거리는 태양과 바다, 그것이 신안의 여름을 지키고 있었다. 업무를 마치고 직원의 소개로 간 신안 송도위판장(어판장)은 무더위답게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있었다. 하기야 해 넘어갈 무렵의 가장 더운 여름날 어판장에 사람이 많다는 것이 이상할 법도 하다. 위판장에 도착했더니 엄청난 규모의 젓갈 무더기들만 놓여져 있고 사람은 보기 어려웠다. 겨우 한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송도 어판장이 어디예요?" "여깁니다." 엥? 여기라고 오직 젓갈 무더기만 있는데. 회를 먹을 수 있는 식당가는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이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우리가 마감시간 1시간도 안 남았는데 도착했었던 거다. 그래서 방문객도 없고 식당들도 문이 잠긴 곳이 많았다. 더구나 이 무더위에 말이다. 난 또 신안에 올 계획이 없기 때문에 온 김에 무조건 민어 회를 먹어야 했다. 남쪽 지방의 여름 보양식 민어 말이다. 둘이서 먹을 회거리를 말하니 위판장에 늘어져 있는 민어 중 가장 작은 것을 골라서 저울에 올렸다. 3킬로....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난 다 먹을수 있다고 생각했다. 위에 식당에 가 있으면 회 뜬거를 올려다 준다고 했다. 식당에 앉자마자 밑반찬이 나왔다. 곧이어 회가 올라 왔다. 두 접시다. 와 엄청 많다. 회 킬러인 내가 먹기에도 엄청 많은 양이었다. 일단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한참 먹다보니 한 접시 먹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양이 많았다. 회는 엄청 두툼하게 썰어져 나왔다. 민어는 부레라는 것이 있어서 이 부레도 한번쯤 먹어볼 만하다. 쫄깃쫄깃 특유의 씹는 맛이 있다. 그리고 민어 껍질도 살짝 데쳐서 참기름에 찍어 먹었다. 껍질은 특별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것 또한 별미였다.



회 킬러라면 꼭 여기를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일단 양이 어마어마하다. 식당 주인이 회를 떠준 곳에 가서 나머지 한 접시는 포장해 오라고 했다. 한접시를 주문했던 곳에 갖다줬다. 뽀얀 국물의 민어탕이 나왔다. 사골보다 더 진하고 뽀얀 민어탕이었다. 뼈에 붙은 고기는 먹을 것도 없었다. 이미 탕을 만들때 다 고와져서 살이 바닥에 다 깔려 있었다. 신안에 간 업무는 얘기가 잘 됐고, 엄마 생신도 잘 챙겨드렸다. 모든 일이 잘 풀린 가운데 먹는 민어회!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화수분처럼 많고 마음도 편안했다. 무엇보다 양이 엄청났다. 다음에는 민어회를 포장해서 집에서 아이들과 먹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업무 결과와 덤으로 효도까지. 그리고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한가지 음식을 꼽으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회를 꼽을 정도로 회 매니아인 나에게 선물하는 민어회 한 무더기. 무덥고 힘든 하루였지만 서울에서 내려가기 전에 세운 버킷리스트를 모두 완성하고 왔다. 드라이브, 바다구경, 회 먹기, 부모님 뵙기. 낙조가 아름다운 신안 바다를 뒤로 하고 우린 서울까지 먼 길을 다시 달렸다. 왠지 다시 가게 될 신안 그때까지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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