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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서오릉 소사냥에서 소갈비살 먹어보기

달콤지기 이작가 2025. 7.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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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더운 토요일 오전, 37도를 육박하는 더위에 무슨 생각으로 그 친구에게 연락을 했는지 모른다. 그냥 한거다. 잘 지내는지. 뭐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그냥 한거다. 다른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란다. 그것도 우리집 근처에서. 지나는 길에 나를 픽업하기로 하고 우린 셋이서 만나기로 했다. 엄청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그에게는 37도의 더위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급히 식당을 검색했다. 스파게티를 먹자고 한다. 평소 스파게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날은 정말 밀가루 음식이 당기지 않았다. 코다리찜을 먹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미 그 근처에 있는 식당을 여러군데 가 본 나로서는 그것도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결국 고기를 먹기로 했다. 소고기. 원래는 점심 특선을 먹기로 했었다. 소고기와 냉면이 세트로 나오는 메뉴 말이다. 호기롭게 점심특선을 주문했다. 주말에는 점심특선이 안 된단다. 뜨아~ 소고기 갈비살 800g짜리 메뉴를 주문했다. 여자 셋이서 그 정도 양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신선한 샐러드와 백목이버섯이 나왔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다. 우리는 샐러드와 데친 버섯으로 입맛을 돋우고 있었다. 그때까지 난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숯불에 고기를 올리고 다 익은 갈비살 한 점에 입에 넣은 순간 캬~ 숯불향과 어우러진 소기름 특유의 고소함이 소사냥으로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소고기 먹자고 우기길 너무 잘했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열심히 고기를 구웠다. 두 개 정도 먹었는 데 고기 한 판이 사라졌다. 난 집게를 손에서 놓지 않고 계속 생고기를 불판에 올렸다. 거의 익어서 조금만 더 익히면 먹어도 되겠다 싶으면 불판의 고기가 사라졌다. 다시 집게로 생고기를 올렸다. 그래도 한 개 정도 먹으면 또 불판에 고기가 다 사라져 버렸다. 아무리 소고기라 하더라도 난 약간이라도 덜 익으면 잘 안먹는 편이다. 완벽하게 익혀서 먹는다. 친구 두명이 너무 빠른 속도로 고기를 먹어 치워서 일단 친구들의 배를 채우고 난 나중에 먹자하는 마음으로 계속 고기를 구웠다.

결국 4인분 양의 고기는 금방 바닥이 났고 어차피 커피와 빵을 먹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리를 옮겼다. 빵 2개와 음료 3잔을 주문했다. 그때는 대화를 하느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 대화하는 사이에 이미 빵도 다 사라졌다. 라떼를 먹은 나는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도착해서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다. 고기와 라떼를 먹었는데 왜 이렇게 허기지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난 고기를 몇 점 못 먹었던 것이다. 너무 빠른 속도로 불판의 고기가 사라져 빨리 굽느라 정작 나는 못 먹었던 것이다. 난 무슨 일을 하면서 , 먹을수 있는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다. 친구는 너무 많이 먹었는지, 급하게 먹었는지 나중에 설사를 하고 체하기까지 했다. 이 더위에 춥다고 벌벌 떨기까지 했다. 오드리 햅번이 한 말이 생각났다. "날씨한 몸매를 원한다면 너의 음식을 이웃에게 나눠라." 체한 그 친구는 맨날 다이어트 한다고 거금을 들어서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수시로 디톡스를 하며 다이어트 약을 먹는다. 그러면서 음식이 보이면 정신없이 입에 밀어넣곤 한다. 그러면서 항상 한 마디를 잊지 않는다. "너는 빨리 먹으면서 왜 살이 안찌냐?" 나는 모든 것을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음식을 먹을때는 내가 우선이 아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우선이다. 소사냥의 소갈비살은 정말 맛있었다. 숯불에 구우면 뭐든 맛있는것 같다. 이 날 못 먹은 한으로 우리는 평일에 점심특선을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다. "다음에는 평일 점심에 만나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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