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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숭어회를 집에서 먹는 방법

달콤지기 이작가 2025. 7.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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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는 겨울에만 먹는 걸로 알았다. 바닷가 근처에 산 덕택에 회를 자주 먹었던 나조차도 숭어는 겨울에만 먹었다. 이번에 파도상자라는 사이트를 알고 숭어를 늦봄에도 먹을 수 있는 걸 알았다. 놀라운 것은 숭어는 양대비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다른 회거리의 1/3 ~1/2 가격밖에 안되는 아주~ 가성비 좋은 생선이다. 심지어 흰살 생선인데도 말이다. 죽기 전에 먹어야 할 한가지 음식으로 주저없이 '회'를 손꼽는 내게 회를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직접 생선 비늘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기고 필러를 뜨는 건 초보자인 내게 힘든 일이다. 일식집 주방장은 노련한 손놀림으로 단 칼에 슥슥 잘라내지만 난 아니다.

온 힘을 들여서 해야 한다. 힘들다. 다행이 이번 숭어회는 필러로 택배송이 된다. 어찌나 편하고 값도 싼지... 주저없이 주문했다. 하루, 이틀... 엥! 도착할 날짜에 물건은 안오고 문자가 왔다. 선장님이 외출을 하셔서 물건을 못 보내고 금요일에 온단다. 대신 양을 많이 준다고... 이 말은 정말 믿을 말이 못되지만 근거없이 위로가 됐다. 또 기다려야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기다리는 거다. 가장 기다리기 힘든게 사람을 기다리는 거다.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횟감이니... 그냥 기다리겠다. 금요일에 도착한 횟거리는 주문한  600g인지, 아니면 더 양을 챙겨줬는지는 확인이 안됐다. 더 안 챙겨줬다고 해서 따질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려려니 하고 슥슥 썰어서 먹었다.

평소 집에서 회를 뜰 때는 수분이 많던데 필러로 배송된 회는 정말 수분이 1%도 없는것처럼 수분이 잘 제거된 채로 왔다. 방수포의 효능을 엄청나게 느끼는 순간이다. 집에서 대충 제거하는 키친타월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나치게 수분 제거된 꼬들한 회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아무 반찬이 필요 없다. 그냥 밥만 있어도 초밥이 되고, 사시미가 된다. 횟집에서 먹을때는 여러가지 해산물 반찬을 고루 먹을 수 있어서 좋지만 가격이 비싸다. 집에서 필러로 구매한 회는 먹을 때는 오직 회만 먹어야 한다. 어찌보면 난 회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횟집의 스케다시로 나오는 각종 해산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살짝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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