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대천에서 회 한접시로 일상에 활력을 본문
뜻하지 않게 광주로 병문안을 가게 되었다. 가야 하지만 가기 싫은 병문안. 거리도 거리지만 불편한 관계인 경우다. 하지만 가야한다. 그러면 나에게 당근을 줘야지. 가기 싫은 병문안을 가는 대신 좋아하는 음식으로 위안을 받아야 한다. 가는 날 날씨는 좋았다. 겨울이지만 따뜻하고 맑은 날이었다. 차도 안밀리면 더 좋겠지만 그것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다. 서울을 빠져나가는게 절반의 시간이 소모된다. 여하간 광주에 도착하여 병문안을 무사히 마쳤다. 가기 싫은 것을 억지로 가서 그런가? 아니면 스트레스 만땅이어서 그런가. 갈때는 별일 없던 몸 상태가 극도로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대형병원 안에 있는 약국은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빨리 약국을 찾아서 진통제를 사야한다. 다행이 대형병원 근처에 약국이 많아서 급한 대로 진통제를 사서 먹었다. 먹은지 한 시간도 안되어서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멀리 나들이 아닌 나들이를 왔으니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4시가 다 되었는데 아직 점심도 못먹었다. 평소 미뤄두었던 어죽을 먹을까? 전화를 해보니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마감시간이 다가올거 같았다. 이건 아니지 여유롭게 먹어야 하는데.

결국 대천으로 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를 먹기로 했다. 간만에 바다 구경도 하고. 겨울바다! 말만 들어도 운치있고 센치해지는 기분이다. 예상대로 겨울바다의 핑크빛 석양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회를 주문해놓고 난 밖에 나와서 사진을 찍기 바빴다. 저 석양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사진을 찍어야 한다.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면서 출렁이는 바다물결과 함께 음식이 나왔다. 아직 메인 회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새우, 소라, 문어, 전복에다 평소 먹지 않는 해삼까지는 먹었다. 기분에 취하니까 음식이 다 맛있었다. 추가로 돈을 더 내고 사이드 메뉴를 전부 해산물로 채웠다. 벌써 몇달이 지난 지금이지만 아직도 그 음식 맛과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간다고 하면 그곳으로 가고 싶다. 대천은 고를 필요도 없이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횟집마다 비슷한 사이드 메뉴와 회가 나온다. 문제는 식당이 아니라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아름다운 석양아래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은 그 날이 나에게는 아름다운 기억중에 하나이다.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늘어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감사하게도 달려온 보람도 있었다. 이제는 나를 위한 보상을 해줄 때이다. 맛있는 음식, 즐거운 시간, 원하는 것을 얻는 기쁨 이런 것을 자꾸 미루던 삶에서 이제는 누리는 시간으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틈만 나면 누려야 한다. 일부러 시간과 상황을 만들어서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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