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스타벅스 싱글 오리진 에티오피아 원두커피 본문
스타벅스 기프트콘을 선물 받으면 주로 원두를 봉지째 사서 매일 아침마다 핸드드립으로 갈아서 먹는 습관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내가 먹어본 방법 중에 이게 가장 간편하고 가성비 좋은 방법이었다. 생각해보라. 스타벅스 커피를 매일 아침 5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마시는 가성비 말이다. 250g 한봉지를 사면 한 달 넘게 먹으니 거의 500원도 안되는 가격에 매일 즐기는 꼴이다. 그래서 기프트콘을 받으면 무조건 원두를 봉지째 사게 된다. 한번은 원두를 봉지째 사서 아예 갈아달라고 해서 선물을 한 적도 있었다. 스타벅스 커피는 매장에서 한 잔, 두 잔 먹는 것으로만 인식하던 지인이 이렇게도 먹을 수 있는 거냐며 나중에는 나를 따라서 본인도 봉지째 사서 먹는다고 했다.
스타벅스 싱글 오리진 에티오피아는 중간 정도의 바디감과 산미는 최대치인 맛을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난 산미가 높은 걸 좋아한다. 커피를 한 모금 먹고 나면 입 안에 침이 계속 고이는 그 느낌이 좋다. 사실 이 보다 더 산미가 강하길 바라지만 이 정도가 최대치에 해당된다니 좀 놀라울 따름이다. 난 신맛을 참 좋아한다. 과일도 신맛이 나야 과일 느낌이 난다.
매일 아침 한 잔 분량으로 그라인더에 갈아서 그윽한 향이 올라오는 원두가루 향을 들이 마신다. 향을 알면서도 매일 아침 음미하는 의식을 하는 것 같다.
살면서 소소하게 느끼는 유일한 낙이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갈 때마다 재미있는 일이 더 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일에 더 몰두하는 것 같다. 뭔가를 하고 있어야 인간은 안정감과 존재의 이유를 찾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런 이유 중에 하나이다. 매일 빠짐없이 하는 루틴이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만약에 어떤 상황이 닥쳐서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난 그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가정을 가끔씩 해본다. 생각만해도 끔찍하지만 일단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상황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길 뿐이다. 순간을 즐겨라. 까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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