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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_남인숙 지음 (자음과 모음)

달콤지기 이작가 2024. 6. 1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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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전사하면서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서두에 나오는 제목이 있다. '당신(여자)이 남자보다 잘났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라.' 저자의 본문 내용에 따르면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가 얼마나 멋진가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남자들은 스스로 멋진 남자라고 느끼게 만드는 여자에게 끌린다. 남자들이 유독 여자의 외모에 혹하는 것 역시 미인이란 존재가 '능력 있는 남자가 세상과의 승리에서 얻은 대가'로 상징되기 때문이다.'」 라고 되어 있다. 난 이 대목에서 무릎을 쳤다. 이런 어리석은 나를 보았나. 그러니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이 모양이지 싶었던 대목이었다. 초반부터 나의 부족한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채우는 것을 느끼면서 난 이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었다. 남자들은 잘난 여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그들을 높여주는 여자에게 애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남성은 천성적으로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 여성을 두기를 원하기 성정이 있다. 때문에 여성을 보는 미의 기준도 전형적인 여성스러운 여자를 아름답다고 느낀다고 한다. 이목구비가 조금 뚜렷하지 않고 못하다 하더라도 남성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어느정도 커트라인 안에서 남자에게 허락할 것 같은 암시를 건네는 여성에게 훨씬 좋은 점수를 얻는다는 것이다.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느니 정강이를 걷어차라는 과격한 표현을 할 정도로 남자에겐 자존심이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남자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강론이나 강압이 아니라 영어 단어 외우듯이 그냥 세 마디만 뱉으면 된다. '남자답다', '능력있다', '대단하다' 등의 말을 하루 세번 밥 먹는 횟수만큼 베풀어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깨달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웃음은 덤이다. 남편과 함께 살면서 남편의 부족한 부분, 못난 모습을 보게 된다. 이는 비단 우리 집안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집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똑같은 면면들이 자주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고 해답이 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남자들의 특성이 우리집 남자가 보인 모습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인생은 공부하는 것이다. 사랑도, 인간 관계도.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부터 내 삶도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 해야겠다. 
한번 읽은 것으로는 완전히 내 것으로 하기는 힘들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다시 첫페이지를 훑어가면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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