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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지선우(김희애)가 의사가 아니었다면

달콤지기 이작가 2020. 4. 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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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리에 방영되는 부부의 세계가 핫하다.

영국 BBC드라마 '닥터포스터'를 원작으로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 '부부의 세계'다.

외국 드라마를 한국 드라마로 리메이크 했다는 점도 흔한 방법이 아니다. 이미 시즌을 마감한 닥터포스터와 현재 방영중인 부부의 세계를 비교하면서 앞으로의 결말을 예측하는 것도 꿀잼이다.

우리는 왜 이 불륜 드라마에 빠져드는가?

'부부의 세계' 캐릭터 포스터 / 사진=뉴시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쉽게 예측하기 힘든 여주(지선우역:김희애)의 사이다같은 대사와 연기력 탄탄한 스토리를 꼽을 수 있다. 이미 원작이 있음에도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게 만드는 마력같은 진행과 엔딩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왜 우리는 지선우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에 끌려다니는가. 여기서  대리만족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이런 상황은 누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꼭 결혼한 부부뿐만 아니라 열애중이다가 한쪽이 바람을 피워서 쫑나는 커플들이 얼마나 많은가. 살다가 마음이 변하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결혼은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다.

극중 지선우의 대사가 그렇다. "결혼했다는 것은 불편한 것이다."

이 불편한 결혼이라는 것을 모두 하려고 한다. 책임이 뒤따르고 서로간의 약속과 의리를 지켜야 한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결혼서약을 할 때는 철썩같이 그렇게 하겠다고 해놓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변해 버린다.

누구에게 있을 수 있는 배우자의 배신이라는 슬픈 사건을 우리는 '부부의 세계'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낀다. 이미 배신을 당했거나 당하지 않은 사람 누구에게나 공감대를 불러 오는 것이다.

1화에 여주인공만 빼고 불륜 사실을 다 아는 상황이 설정된다. 이미 그 대목에서 우리는 지선우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대상을 자신으로 전이 되는 감정이입이 되버린 것이다. 이제 김태오는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상대 여성은 젊고 이쁘다. 여기서 젊다는 것이 키워드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젊음 아닌가. 내연녀인 한소희에 비해 지선우가 다 가졌지만 한가지 갖지 못한 것이 있다면 젊음이다. 풋풋한 젊음을 싫다고 할 사람이 있겠냐마는 김태오는 유부남이 지녀야할 책임감과 의리를 그 젊음 앞에서 헌신짝 버리듯 버려 버린 것이다.

부부의 세계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부분이 있다. 여주인공이 인정받고 능력있는 의사라는 점이다. 만약 사회적으로 능력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일반 주부였다면 이 상황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남편에게 배신 당하고 아무 권리 주장도 못하고 쫒겨나는 전통적인 스토리가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지선우가 그랬던 것처럼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또 다른 스토리가 이어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왜 항상 이렇게 통쾌하게 배신 상대에게 복수를 하고 사이다를 날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기득권 세력에서나 가능한 것일까. 일반 서민 사이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것인가 싶다. 우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이렇게 모든 것을 가진 계층은 아닐텐데 말이다. 앞서 말한 '대리만족'이라는 말을 상기시켜 보면, 누구나 지선우처럼 기득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갖고 싶지만 못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이 된 여주인공은 더이상 여주인공이 아니다. 이미 시청자 자신이 되어 버린 것이다. 지선우가 통쾌한 사이다를 날릴 때 시청자들은 열광한다. 마치 자신이 그런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배신의 상황은 기득권이든 아니든 누구에게 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선우(김희애)는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복수를 이어간다. 그 복수가 일반적으로 배신한 남성에 대한 복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당하게 만든 내연녀(한소희)에 대한 복수까지 이중으로 이어가는 재미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부부의 세계 결말이 어떻게 이어질지 예측이 되면서도 또 궁금하다. 어떤 방법으로 풀어갈지 그 부분이 시청의 포인트라고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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