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미스터 트롯- 임영웅 -마음을 저리게 하는 그의 호소력 본문
몸이 많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노래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몸이 불편하면 노래 소리도 소음으로 들린다. 만사가 귀찮다. 그러기를 몇년. TV조선에서 미스트롯으로 송가인이라는 걸출한 가수를 탄생시켰다. 이어서 미스터 트롯을 진행했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둘씩 미스터 트롯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 관심없었다. 더구나 트롯이라니. 더 관심없었다. 노래하면 발라드지. 토요일, 가족 모임을 우리집에서 하게 되었다. 미스터 트롯 결승자 발표를 하는 날이었다. 원래는 문자투표 집계를 하고 목요일에 발표하는 날이었다. 문자투표가 폭주하는 바람에 집계가 늦어져서 한 회를 더 늘려서 토요일에 긴급 편성을 했다. 음식 준비하느라 참가자들 노래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한시간의 방송시간을 특별한 콘텐츠 없이 순위 발표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김성주 MC의 내공이 대단했다. 아무 콘텐츠 없이 방송 한 시간을 진행으로만 채우다니!
미스터 트롯 진은 임영웅이었다. 평소 방송을 전혀 본 적이 없어서 누가 진을 하든 내게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가창력과 감정표현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가수였다. 친척들이 다 돌아가고, 다음날 조용한 집안에서 임영웅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라는 노래를 유튜브를 통해 들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특별한 기교없이 불렀다. 눈물이 흘렀다. 여러번 리플레이.
이어서 '보랏빛 엽서'를 들었다. Oh my God~ 여기서부터 내 마음은 무장해제 돼 버렸다. 노사연 마스터도 나와 똑같은 감정이었다. 아니 임영웅의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노사연의 "임영웅씨, 너를 어떻하면 좋니." 이 한마디는 청중의 웃음을 유발했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모두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린 이 감성을 어쩌면 좋니. 연인의 소식을 기다리지도, 기다리는 사람도 없지만 왠지 오랫동안 누군가를 기다려 왔던 것만 같은 이 마음은 무엇인가. 이 호소력이 임영웅을 '미스터 트롯 진'으로 이끌었다. 미소 지을때 살짝 보이는 보조개는 팁이다. 182cm의 훤칠한 키와 외모는 천상 연예인으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췄다. 강하지 않은 인상이 볼수록 매력이다. 조각같은 외모는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끌리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진 이 시점에 노래를 듣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임영웅. 그의 가창력과 힘을 줬다뺐다하며 음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실력은 鎭을 가져가기에 합당했다. 그 실력을 뒷받침하는 마음 짠한 스토리까지 있으니 관중들의 마음을 뺏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5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젊디젊은 새댁같은 그의 어머니. 그간의 아픈 세월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지금도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힘들고 힘들다. 하물며 30여년전은 말해서 뭐하랴. 임영웅이 무대에서도 떨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고 한다. 멘탈이 강하다는 뜻이다. 왜 이 부분에서 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지 모르겠다. 임영웅은 멘탈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는 어린 나이부터 남자로서, 젊은 엄마를 지켜야 하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으로 점철된 인생이었을 것이다. 그 속에 자리잡은 책임감과 아픔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부드러운 외모 뒤에 숨겨진 그의 강인함과 고단함은 그가 살아온 인생으로 대변할 수 있다. 자식을 키워본 부모라면 임영웅의 스토리를 듣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다. 송가인에 이어 임영웅이 트롯 진이 되어서 더 기쁘다. 사다리 걷어차기를 하는 이 시대에 개천에서 용이 나서 기쁘기 그지없다. 앞으로도 어려운 형편에서도 실력을 가진 인재들이 인정받는 시스템과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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