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브라운 체온계 17년 사용해보니 본문
첫 아이를 낳고 브라운 체온계를 구매했다. 그 때가 17년 전이었다. 그 당시 내 수준에서는 상당히 비싼 체온계였다. 하지만 첫 아이라 내 아이를 위한 거라면 뭐든 최고로 해주고 싶은 마음에 남들이 좋다는 브라운 체온계를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적어도 나에겐 거금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거금이 아니었다. 17년 전 구매한 브라운 체온계를 작년까지 사용하다 새로 구매했기 때문에 본전 그 이상이었다. 저렴한 다른 제품은 직장에서 써보니 금방 고장이 났다. 비접촉식 휴대용 체온계도 사용해 봤고, 아예 콘센트에 코드를 꼽아서 쓰는 전자식도 사용해 봤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브라운 체온계를 구매한 것이다. 연어처럼 다시 브라운 체온계로 돌아온 것이다. 체온계는 브라운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이 구매가격이 17년전 가격이랑 지금이랑 액면가는 똑같았다. 그 사이 화폐 가치나 물가상승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직 브라운 체온계에 한해서는.
브라운 체온계는 일회용 렌즈 필터를 끼워서 사용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난 한번도 일회용으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다회용으로 사용하다 망가지면 새로 필터를 끼운곤 했었다. 그렇다고 해서 체온의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명서에는 일회용으로 사용하라고 되어 있다. 가급적이면 브라운 체온계는 공용보다는 가정에서는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외이도(바깥 귀)에 넣고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이 사용한 것은 좀 찝찝한 느낌이 든다. 물론 소독 솜으로 닦고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찝찝하기는 마찬가지다.
브라운의 가장 큰 단점이자 장점은 체온을 외이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가장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럿이 사용하기에는 시각적으로 비위생적인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외이도에 측정하는 이유는 고막에 가주 가까이 위치하며, 고막은 체온을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와 동일한 혈액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도에서 체온 측정은 몸 안의 중심 온도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온도 감지부 끝부분 예열 기술로 외이도 내에 삽입된 온도감지부 끝부분으로 인한 저온화 현상을 최소화하며, 매번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이 보다 훨씬 저렴한 귀체온계도 구매해봤지만 경박하기가 이를 때 없는 가벼움과 정확하지 않은 체온 측정으로 다시 브라운으로 회귀한 것이다.
내가 사용한 17년이라는 수명은 거의 텔레비전 같은 가전제품과 맞먹는 수명이었다. 체온계를 17년이나 사용하다니. 내가 대단한 것인가? 브라운 체온계가 대단한 것인가? 아무튼 나는 다시 브라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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