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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33회 공인중개사 2차 시험 합격 수기

달콤지기 이작가 2022. 11. 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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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1차는 작년에 합격하고 2022년도에 33회 공인중개사 2차 시험에 응시했다. 작년은 신의 점수 평균 60점으로 합격했다. 운이 좋았다. 실제 공부한 시간에 비해서는 상당히 고득점이었다. 3개월정도 했기 때문이다. 겁도 없이 시작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대충 몇달하면 자격증을 딸 줄 알았다. 정말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다. 1차는 정말 운으로 합격했다. 2차때는 달랐다. 1차 합격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정말 열심히 했다. 2차에 떨어지면 이전에 합격한 1차도 무효다.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한다. 문제는 다시 봐도 1차에 합격한다는 보장을 못한다. 일단 5과목이라는 이 방대한 양에 압도 되었다. 동시 5과목은 너무 많았다. 그리고 작년에 합격한 1차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미 말했다시피 운으로 합격한 실력 아닌가.

다시 시험을 본다면 기본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난 부동산개론 부분에서 계산문제를 해결할 실력이 안된다. 1차 때도 운좋게 2문제를 풀었다. 계산문제 8문제 중에서 그 이상 풀어서 맞힐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겨운 시험을 햇수로 3년을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 매달렸다. 합격자 발표후 12월 1달동안은 1차 합격의 기쁨을 실컷 누렸다. 1월부터 기출문제를 천천히 풀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2월부터 기본서를 시작했다. 공포의 법이라 불리는 공법을 필두로, 중개사법, 공시법,세법을 공부했다. 공법은 처음 보는 내게 외국어였다. 영어도 아니고, 그냥 아랍어나 스페인어같은 정말 생소한 언어였다. 한글로 써졌는데 외국어처럼 느껴지다니. 신세계였다. 기본서를 열심히 들고 다니면서 보겠노라고 책을 분철을 했다. 워낙 두꺼운 책이라 들고 다니기 힘들어서 얇게 나눴다. 일하면서 공부하느라 시간 날때마다 들고 다니면서 보겠노라고 분철을 했던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책을 곱게 보고 그걸 또 중고로 내놓기도 하지만, 난 합격이 목적이기 때문에 과감히 책을 여러 등분으로 분리시켰다. 

공법, 중개사법, 공시법, 세법 순으로 기본서를 3번정도 읽었다. 공법은 기본서를 보다가 포기하고 강의를 여러번 들었다. 다른 과목도 기본강의, 고급 강의까지 들었다. 그리고 기출문제를 3회독, 모의고사도 4회독을 했다. 공법이랑 공시법에서 부족한 점수를 중개사법으로 만회를 하기 위해서 중개사법은 기본서를 한번 더 봤다. 그리고 요약노트를 10번도 넘게 읽으면서 외웠다. 특히 과태로나 벌금, 업무정지, 취소 사유는 달달달 외웠다. 생각보다 공시법과 세법부분의 공부가 부족한 것 같아서 공시법 부분은 강의를 한번 더 들었다. 

대망의 시험일. 걸어가면서 2페이지정도로 요약해 놓은 메모지를 시험장까지 가는동안 읽었다. 점심을 먹으면 체할것 같아서 칼로리 높은 커피를 마시고 일단 점심은 패스. 중개사법을 보는데 육안으로도 식별이 될 정도로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온몸이 휴대폰 진동이 울리는 것처럼 떨려왔다. 공법은 역시 공법답게 기본서 외 부분에서 나왔다. 일단 두과목을 보고 나니 여유가 생겨서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김밥을 반줄 먹었다. 일단 먹어야 나머지 과목을 지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다시 온몸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10분 남았다는 예고가 있었다. 진동의 강도는 더 커졌다. 페이지를 넘겨가며 열심히 풀었다. 5분 남았습니다. 이런! 이제 36번 시작인데, 일단 답이라 생각하는 지문이 나오면 바로 체크했다. 생각보다 공시법이 쉽게 풀리는 기분이었다. 

6시부터 정답이 공고된다고 했는데 난 가채점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공법은 왠지 과락인거 같았다. 무서운 마음에 채점을 미루고 미루다 가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중개사법은 72.5, 공법은 58.5, 공시법은 72.5로 나왔다. 마킹하는데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난 합격이다.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그동안의 고생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거의 10개월을 공인중개사 2차 시험에 매달렸다. 이게 이럴만한 가치가 있는 자격증인가를 계속 되뇌어보면서 공부를 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고, 투자한 시간에 비해 가치가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난 쉬지 않고 공부했다. 핵심은 그거였다. 쉬지 않고 공부한다는 거. 의심이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자신도 없었지만 쉬지 않고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었다. 필요없을 것 같다고 속단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공부는 계속 했다. 결과는 합격이다. 이 자격증이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난 준비한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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