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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이조 가마솥 설렁탕을 먹어보니

달콤지기 이작가 2022. 7. 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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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위에 아이가 설렁탕을 먹고 싶다고 했다.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이 생각났다. 난 설렁탕하면 꼭 이 단편소설이 생각난다. 아이가 먹고 싶다니 가야 한다. 배불러도 가야 한다. 전화받기 전에 난 이미 밥을 먹었다.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 이조 가마솥 설렁탕을 갔다. 가장 가까운 곳이 역촌돈이었다. 대로변에 있어서 찾기는 쉬웠다. 아직 저녁을 먹기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2테이블정도만 손님이 있었다. 예정대로 설렁탕을 2개 주문했다. 그리고 1개는 포장을 하기로 했다. 3명이 갔으니 최소한 3개는 시켜야 할 것 같아서 1개는 포장하기로 한 것이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보글보글 끓는 설렁탕이 나왔다. 이 얼마나 호사스런 일인가. 이 더위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 덕에 끓는 국물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설렁탕하면 김치 아닌가? 설렁탕집 김치는 다들 왜? 하나같은 맛이 있을까. 포장에도 김치를 싸달라고 했다. 당연히 싸준다고 한다. 일단 안심이다. 아이들과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포장한 1인분을 들고 나왔다. 2인분같은 1인분이다. 무겁다. 나중에 읽어보니 포장을 하면 밥을 안주는 대신 국물의 양을 많이 준다고 써 있었다. 밥을 주고 양을 적게 주는 것보단 밥을 안주고 국물을 많이 주는게 더 낫다. 어차피 집에 가서 먹을 거니까.

국물이 정말 많았다. 3인분은 먹어도 될 정도로 많은 국물에 냉장고에 있는 고기를 핏물을 빼고 다시 끓여서 먹었다. 이렇게 한번씩 포장해 와서 먹는 것도 경제적일 것 같았다. 국물에 후루룩 말아먹고 싶다던 전날 남편의 말이 기억나서 포장해온 건데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 시점에 아직 9천원짜리 설렁탕이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1만원은 넘어야 밥 한 끼를 먹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최저 시급은 아직도 9천원대이다. 현실과 언발런스한 물가다. 고물가시대를 버티는 방법... 저렴한 곳을 검색하는 신공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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