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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출근길- 법륜 본문

문화. 일상

행복한 출근길- 법륜

달콤지기 이작가 2022. 7. 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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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강렬한 표지에 이끌려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에세이나 인문학 책은 주로 제목이나 작가를 보고 선택한다. 법륜스님은 내가 가끔 유튜브를 통해 상담이나 강의를 듣는 존경하는 몇 안 되는 분 중 한분이다. 여기서 확실히 밝힐것은 난 불교신자가 아니다. 기독교 신자이다. 

나는 종교를 떠나서 난 기독교 서적이든 스님이 쓴 책이든 내용이 좋다면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이다. 법륜 스님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정신적 질병과 고민에 대한 해법을 풀어주신다. 그것이 때로는 명쾌한 해법이 되거나, 그렇지 않을지라도 가슴에 울림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도서관에서 집어든 이 책은 2009년에 출간한 책이다. 출간한지 꽤 된 책이지만 나에게는 신간이다. 이제야 읽었으므로.

읽어 보니 많은 부분에서 정토회 상담 영상이랑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아마도 그런 상담들을 엮은 책인 것 같다. 영상을 말로 한번 듣고 넘기는 것보다는 글로 읽으면서 맘에 드는 부분은 다시 반복해서 읽고 캘라그라피로 따라서 써보는 부분도 있었다. 엉터리지만 따라 해보고 싶었다. 내 손으로 쓴 글이니 여러번 읽게 된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한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지금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행복은 지금, 다른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삶의 언저리마다 후회나 억울함은 없을 것 같다.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한 것들은 잊어버리자. 지금부터. 바로 지금 내가 내 행복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행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의 행복을 미래로 자꾸만 유보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14년 전 친구가 낀 다이아반지가 너무 부러웠다. 평소 다이아반지를 갖고 싶지도 않았었는데 그 친구가 낀 걸 보니 급하게 갖고 싶어졌다. 그 반지는 그 당시 내 남편 한달 월급이었다. 절대로 우리 형편으로 살 수 없었다. 14년이 지난 지금 그 반지를 샀다. 그 만족도는 생각보다 짧았다. 누가 사주기만 하면 잘 때도 끼고 잔다던 반지는 지금 어디 있는지 한참을 찾아야 한다. 아니 지금은 그게 14년전만큼 소용이 없어 졌다. 행복은 지금 누려야 한다. 미래도, 14년 후도 아니다. 지금이다. 나를 위한 차 한잔, 나를 위한 예쁜 원피스 한 벌, 나를 위한 마음의 위로가 되는 책 한 권, 나를 위한 지금 이 시간. 이것이면 된다. 왜 이 사소한 행복들을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가.

행복한 출근길이라는 이 책 뿐만 아니라 모든 행복을 논한 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 그리고 내가 원하는대로 꼭 돼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라는 것이다.

삶이 힘든 이유는, 내 뜻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식대로 하고 싶은데 안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을 인지하고 내 맘대로 안되는 것이 인생이라는 순리를 받아들인다면 고통도 없을 것이다. 

내 뜻대로 안되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내 뜻대로 되게 하려고 내 능력 이상을 소모한다. 이용규 목사님이 쓴 '내려놓음'도 이런 맥락에서는 비슷하다. 결과를 내가 주도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한때 공채 시험에 목을  매고 열심으로 노력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합격해서 그 기쁨을 누리고 있지만, 그 때는 세포 하나하나가 시험 하나만으로 반응하던 시절이 있었다. 또 지금 주변에 그 시험을 준비하다가 떨어진 가까운 지인을 바라봐야 하는 나의 고통은 그 때의 고통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내가 그 친구에게 내 뜻대로 안되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김영사에서 발행한 법률 스님의 '행복한 출근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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