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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달콤지기 이작가 2022. 6. 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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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어느날부턴가 인문학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인문학까지 들먹일 필요없이, 어쩌다가 알게된 고미숙 선생님의 책, 처음은 나의 운명사용 설명서였다. 그때부터 고미숙 선생님의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이 내가 읽은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읽다보면 나의 운명사용 설명서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당연하다. 같은 생각을 가진 한 작가가 쓴 책이니 비슷한 유형, 같은 사례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좋았다. 같은 책을 다른 버전으로 두번 읽는 느낌이 들었으므로. 일반 에세이나 인문학 강의 같은 책자는 두 번, 세 번 읽지 않아서 한 번 읽고 지나가면 그걸로 바람에 흩어져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해서 두 번 읽기는 또 싫다. 그런 측면에서 같은 작가의 여러 버전 책을 읽는 것도 유용한 책읽기라는 생각이 든다. 현대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작가 중에 한 사람이 고미숙 선생님이다. 얼싸절싸 세태에 정신 못차리고 흘러가는 현대인들에게 냉철한 메세지를 던지는 내용이다.

그중 한 부분이 '잉여'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탕진한다. 쌓아놓기 위해, 또는 소비하기 위해. 인간이 살아가는데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현대인에게는 채워도 한없이 부족하다. 차고 넘쳐도 부족하다.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계속 물을 마셔도 갈증이 난다. 소금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대인들이 그렇지 않나 싶다. 엄청나게 풍족한 소금물을 마시기 때문에 물이 많아도, 물이 넘쳐나도 갈증이 난다. 여기서 그 소금이 무엇일까. 자기 과시, 남과의 비교, 여러가지 상황들이 소금의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갈증이 증폭되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넓은 집도, 차도 필요없다. 다 잉여라는 것이다. 우리가 남과의 비교, 자기 과시 등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하면 요즘처럼 돈의 노예가 될 필요가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돈을 탐닉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지혜를 탐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소리가 요즘 사람들에게는 구태의연하게 들릴 수 있다.

가만히 곱씹어 보니 다 맞는 말이다. 남과의 비교가 필요 이상의 것을 필요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 많다. 남들이 다 하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까 하면서 사람들은 쳇바퀴 돌아가듯 돈을 벌고, 애써 번 돈을 또 쓰고, 또 벌고... 그런 패턴을 반복하는 것이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다 그렇게 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여기서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사람들 조차도 남들을 따라하지 않으면 왜 남들처럼 하지 않냐고 타박을 한다. 주변을 의식할 필요도 없다. 내 안의 세계가 충만하다면 남들의 말도 시선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겉은 화려하지만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남들의 시선과 말들이 절대적인 요소로 차지하는 것이다. 고미숙 선생님이 강조하는 것도 그것이다. 내실을 쌓자.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내 안을 채우는 것이다. 그것이 지혜를 쌓는 길이다. 내 안이 충만하면 겉모습을 위해 인생을 좀 먹는 삶을 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나도 남들처럼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현실을 참 멀다. 여기서 방향을 조금만 틀면 안되는 현실 때문에 애닳아 할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한 부분을 내실을 쌓는데에 쌓는다면 내가 참 괜찮은 사람, 괜찮은 인생이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인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그것이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본문 일부

나 자체로 괜찮은 사람이 되는 길이다. 여기서 그 길을 찾는데 도움을 준 분이 바로 고미숙 작가의 몸과 인문학이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허허로운 인생과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진다면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을 펼쳐보라. 책은 곧 길이요. 진리라는 어릴적 들었던 명언이 생각난다. 맞다. 책에 인생의 길이 있고, 그 자체가 곧 진리다. 나에게 적어도 책의 존재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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