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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지기

장미축제를 보러갔다. 어쩌면 장미는 핑계였을 것이다. 아니다. 올해 마지막 꽃구경을 가고 싶었을 것이다. 장미가 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걸까.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난 움직였을 것이다. 지금 그런 상태였으니까. 장미 정원은 예뻤다.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난 마냥 행복할 수가 없었다. 움찔움찔 놀라며 잡은 손은 놓는 모습에 서글프고 서글펐다. 그 마음을 숨기고 허기를 채우러 갔다.이두형 홍두깨 칼국수였다. 친구집 주변에는 가성비 좋은 맛집이 많다는 자랑을 여러번 들었던터라 항상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가는내내 자랑을 늘어놓았다. 다 먹지도 못할 정도로 많이 나올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들어섰다. 생각보다 테이블은 비어 있었다. 다행이다. 붐비는 것보다는 한..

덕양구 훼릭스 야구장 옆에 '숲속의 그릴'이라는 갈비집이 있다. 예전부터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여태 미루다 가게 되었다. 그것도 단체로. 6월 3일 보궐선거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되고 우리 '선거일 야구 멤버'는 또 모이게 되었다. 왜 선거일 야구 멤버가 되었냐. 한때는 매주 보던 야구 멤버였지만 각자 직장 사정으로, 가정 사정으로 자주 모일 수 없게 바빠지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내게는 23년지기 멤버다. 나는 야구를 전혀 하지 않지만 아무튼 우리는 야구 멤버다. 내가 야구를 하지 않는 내 야구 멤버들은 매년 선거일만 되면 이렇게 모여서 친선 야구를 하고 갈비를 먹는다. 가족들을 전부 초대해서. 그렇다. 나는 야구를 하지 않는 초대된 가족이다. 매년 선물과 고기로 손과 입이 즐겁고 이야기 소리로 웃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