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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상

돌봄교실- 코로나19발 긴급돌봄 3주차

달콤지기 이작가 2020. 3.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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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발 긴급돌봄 3주차에 접어들었다.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경제도 교육도 문화도 어쩌면 정치도.

세계는 펜데믹 선언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19가 7, 8월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10명이상은 모이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 바람에 미국 증시는 또 무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 속내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당장 우리의 삶은 무너져가고 있다. 이제 3월 중순인데....... 7, 8월은 몇십년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슬슬 한계치에 다달해가고 있다. 집에 있는 아이들은 이제 우울증 기질을 보이는 것 같다. 서울로 이사온지 한달도 안돼서 코로나19가 발발한 것이다. 다시 세종으로 가고 싶다고 한다. 얘야, 세종도 코로나19가 기습했단다. 대한민국에 안전한 곳은 집뿐이야. 친구 없는 방학, 길고도 긴 방학을 집에서만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우울증 증세에 향수병까지 생기는 것 같다. 큰일이다. 빨리 개학을 해야 하는데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하니.... 2시에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한 대국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긴급돌봄 3주차. 드디어 아이들이 점점 늘어가기 시작했다.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도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놀이를 하고 생활을 하는 것을 이제 불편해 하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하는 것이 불편했다. 웅웅거리는 말투도 이제 적응이 되어 버렸다. 마치 마스크를 쓰고 원래부터 생활했던 사람들처럼.

 

미래에는 마실 공기가 없어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생활할 것이라고 했다. 산소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는 미래상상 과학 그림 그리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진짜 '상상' 그림 그리기였다. 상상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아, 그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니다. 이런 상상은 이루어지면 절대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일이 이미 벌어져 버린 것이다. 내 눈 앞에 아이들은 지금 3주째 마스크를 쓰고 돌봄 교실에서 놀고 있다. 등에 산소통만 지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나중에 산소통을 짊어 줘도 아이들은 등에 지고 놀 것 같았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교육부 지침이 더 강화되어서 내려왔다. 수시로 아이들의 체온을 재고 건강 상태를 체크 해서 보고해야 한다. 긴급 점검도 나온다고 한다.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수시로 에탄올로 손잡이를 닦아 줘야 한다. 평소보다 아이들은 줄었지만 평소보다 일은 더 늘어났다. 시켜서가 아니라 불안한 마음에 더욱 에탄올 소독을 자주 한다. 아이들중 혹은 나라도 한 사람이라도 감염돼선 안된다. 다 같이 감염되기 때문이다. 구로 콜센타와 경기도 은혜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누군가 한 사람의 보균자가 있었고 그 결과 집단 감염이 되어 버렸다. 현재 국내 감염자가 8,000명을 훌쩍 넘었다. 이러다 만명을 찍을까봐 더욱 걱정이다. 그러면 절대 안되는데......    

공기 청정기가 바이러스도 같이 청정하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열심히 가동을 한다. 길어져 버린 방학. 아이들은 은근히 좋아한다. 방학이 길다고. 놀 시간이 늘었다는 뜻이다.

익숙함에 소중함을 잊어버린다고 했던가. 코로나 19가 발병하기 전 평범한 일상이 이제야 이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마스크 없이 이웃과 얼굴을 대면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그때는 소중한 걸 왜 몰랐던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정말 소중한 하루하루를 만끽하며 감사하며 살고 싶다.

날이 따뜻해지고 기온이 올라간다. 롱패딩을 벗고 가벼운 옷을 입었다. 봄이라 멋도 내고 싶다. 부질없다. 마스크를 쓴 내 모습을 보라. 약국 앞마다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자들의 줄을 보면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길고 긴 줄을 볼때마다 걱정과 함께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게 언제 끝날지.... 정말 7, 8월까지는 아니지 않은가. 미국에서 3월 16일부터 임상실험에 들어간다고 하니 간절히 간절히 바라본다. 빨리 약이 개발되기를.....

 

신종플루때는 타미플루가 있어서 그래도 버틸 힘이 됐었다. 코로나19는 아직도 약이 없다. 빨리 약이 개발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바이러스 전쟁이다. 이 상황을 관계자들이 뼈아프게 인지했으면 좋겠다. 의료기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딸이 어제부로 의사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바꿨다. 되고 싶다고 쉽게 되는 직업군이 아니긴 하지만 의사가 되어서 빨리 세계 의료기술에 큰 기여를 하면 좋겠다. 이제는 나를 위해서만 살아서는 안되는 시대다. 다같이 공생해야 한다.  기저 질환이 없던 환자들도 감염되어서 사망한 경우가 꽤 있다. 그만큼 전염병이 무섭다. 이런 시국에 아무 힘이 안되는 내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질 뿐이다. 내가 할 일은 돌봄교실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아이들을 잘 돌보고 수시로 소독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게 아이들을 위한 길이고 나를 위한 길이다.

예전에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있었지 라고 옛일처럼 회상하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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