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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사랑' -모드 루이스 이야기 본문

문화. 일상

영화 '내사랑' -모드 루이스 이야기

달콤지기 이작가 2021. 2. 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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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사랑'은 별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잔잔한 감동과 행복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요즘 내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우울하기도 하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상태. 어찌보면 배부른 투정일수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는다. 최근 시원하게 웃어본 적이 언제였던가. 기분 좋은 상태를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강제적으로 외로운 생활에 들어간지 1년이 넘었다. 이제 이 생활에 적응이 될 법도 하건만, 마음의 감기를 앓은 것처럼 힘들다.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들다. 다같이 집단 감염에 걸린 것이므로.

네이버 영화 내사랑

그나마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이 영화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실컷 보고 있다. 영화관에서 놓친 오래된 영화에서부터 신작까지.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려고 한다. 이름난 영화는 거의 다 보고 고르다고르다 '내사랑'이라는 영화를 봤다. 아무 기대도 없이. 보는 내내 이게 뭘까하다가 중반부터는 완전히 홀릭되게 하는 영화였다. 모드 루이스, 캐나다의 가장 인정받는 화가라고 한다. 사실 난 모르겠다. 모드 루이스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그의 그림도 몰랐다. 사실 왜 이 그림이 인정받는지도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가 그린 그림의 작품성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사랑 (네이버영화)

모드 루이스의 인생과 현실을 받아들이며 열심히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관심사다. 영화를 보면서 우울증이니, 행복이니 하면서 운운하는 것은 배부른 투쟁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모드 루이스처럼 불편한 몸도 아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가난하고 장애라는 이유로 남의 집에 보낸 것도 아니다. 모드 루이스처럼 가난한 삶을 살지도 않는다. 모드의 남편처럼 거친 성격의 남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족에게 버림받지도 않았다. 모드처럼 빚쟁이 오빠도 없다. 도대체 나는 뭐가 문제인가? 이 모든 아픔과 어려움이 있는 모드는 마지막에 한마디하고 떠난다. 사랑받았다고. 저 정도의 사랑은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사랑받았다니. 내가 욕심쟁이였다. 많은 것을 가졌는데 가진 것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욕심덩어리였다.

모드의 남편이 츤데레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나는 그걸 사랑이라고 표현하진 않는다. 사랑받는다고 표현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이 소박한 여인은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갑자기 내가 손에 쥐고 있던 내 모든 욕심이 보였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내 손에 든 욕심이 너무 많아서 채울 수가 없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욕심이었다. 행복하지 않는 이유가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이제 이 욕심을 내려놓고 욕심대신 감사를 채워야겠다. 건강해서 감사합니다. 너무 가난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가족이 함께여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사랑'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내 마음을 울린 두 마디의 대사가 있는데, 하나는 모드가 세상을 떠나면서 사랑받았다고 고백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이 모드의 남편을 못된 사람이라고 욕한다고 길길이 뛰면서 모드에게 화풀이하는 장면에서 모드가 무심하게 말한다. "남들 말에 신경쓰지마세요." 그게 정답이다. 정규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모드 루이스는 다 알고 있었다.

네이버영화 내사랑

행복도 불행도 내 마음이 정하는 거라고. 그런데 나는 내 마음은 저쪽에 재껴두고 남한테서만, 밖에서만 찾으려고 했다. 행복도 불행도 남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져오는 것인데 말이다.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네이버 영화 내사랑

사실 남들은 내 행복에 관심이 없다. 내 행복은 오직 나만 관심이 있다. 문득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보인다. 항상 비치던 햇살이었다. 이제서야 비로소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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