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남한산성 -여기로와- 한방 삼계탕이야기 본문
남한산성을 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거기가 뭐라고 서울에 살면서 남한산성을 50평생 처음으로 가봤다니. 나도 참 어지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다니는걸 안좋아하는 성격이기는하나 해도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을 했다. 동료와 약속을 잡고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타이밍에 맞춰서 갔다. 산성역에서 버스로 15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이 넘어도 도착을 못했다. 그 좁은 구불구불한 길에 승용차가 어찌나 많은지 버스가 움직이질 못하는 것이다. 명절도 이렇게는 막히지는 않는다. 명절보다 더한 교통 체증이었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만원 버스는 너무 힘이 들었다. 도저히 못 참고 중간에 내렸다. 걷는게 더 나을거 같았기 때문이다. 종점에 도착해서 버스와 걸어간 우리가 비슷하게 도착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남한산성 둘레길을 둘러보기 전에 일단 점심을 먹어야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수준이라면 점심 먹는 것도 웨이팅이 장난 아닐것 같은 불안한 예감에 식당을 고르는 것은 호사로 느껴졌다.


일단 빈 자리가 있는 식당이 보이면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이 초입에 우리가 먹으려고 한 한방삼계탕을 파는 곳이 있었다. 일단 두 그릇 주문을 하고 기다렸다. 깔끔한 3가지의 반찬이 나오고 한방삼계탕이 나왔다. 국물을 먼저 한 숟가락 먹었다. 뜨~아~ 이것은 심봉사 눈뜨게 만드는 맛이었다. 진하게 우려낸 약재의 맛과 향이 국물만 먹어도 몸보신이 저절로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원래 물에 빠뜨린 고기를 안 좋아하는데 이것은 달랐다. 고기는 안 먹고 국물만 먹어도 될 정도로 국물이 진국이었다. 마치 쌍화탕을 먹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더 맛이 있고 계속 당기는 매력도 있었다. 영계 다리살을 뜯어 먹고 영계가 품고 있는 찹쌀도 쫀득하니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낌없는 그 양에 감동이었다. 가끔 삼계탕을 먹다보면 찹쌀 양이 정말 적어서 감질나게 들어 있는 곳이 있었는데 이 집은 달랐다. 맛으로, 양으로, 그리고 한방의 효능으로 승부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시간 넘게 버스에서 시달린게 하나도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한방 삼계탕 먹고 싶어서 남한산성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제 단풍이 물들었을때 왔으니 봄에 새싹이 파릇파릇할때 다시 와서 한방 삼계탕을 먹어야겠다. 삼계탕은 여름에 먹는 음식이 아니고 이렇게 찬바람이 부는날에 먹는게 훨씬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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