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첫 눈을 맞으며 먹는 복숭아 형상홍도_ 겨울복숭아 본문
첫 눈을 맞으며 먹는 복숭아가 있다니... 복숭아는 여름 과일이라고만 알았는데 겨울에 첫 눈을 맞으며 먹는 복숭아가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첫 눈처럼 설레게 하는 사람 덕분에. 첫 눈처럼 설레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첫사랑, 첫키스, 첫만남..... 모든 처음하는 것은 새롭고 설레인다. 첫 눈을 맞으며 먹는 복숭아는 어떤 맛일까. 배송을 기다리면서 나의 기대어린 궁금증은 더해만 갔다. 너무 늦지 않은 날짜에 딱 맞춰 복숭아가 도착했다. 한겨울에 말이다. 10개가 옹기종기 놓여 있었다. 복숭아 포장을 벗기고 씻는 동안 내 마음은 어찌나 설레던지... 복숭아 먹는 일이 이렇게 설렐 일이었나 자문할 정도로 내 마음은 물결치고 있었다.
서리를 맞으면서 익어간 복숭아답게 겉표면이 그리 곱지는 않았다. 주근깨 같은 반점도 많았고 덜 익은 듯한 외관도 있었다. 이런 외관이 더 나를 설레게 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복숭아를 한겨울에 먹나? 1개당 가격이 택배비 포함하여 6,900원이라니. 내가 그렇게 럭셔리한 사람이었던가 하는 생각과 그런 호사를 누리게 된 것에 감사한 마음으로 한 입 베어 먹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복숭아 향과 달콤함이라니... 이 한겨울에.
여름에 먹는 황도처럼 손목까지 육즙이 줄줄 흐르고 복숭아 향이 온 방안에 퍼지는 그런 광경을 생각하면 안된다. 지금은 한겨울이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복숭아를 먹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는 한가지에만 집중해야 한다. 당나라 양귀비가 된 기분도 들었다. 양귀비가 계절에도 안 맞는 리치를 거금을 들여가면서 공수해서 먹었다고 하지 않은가. 나에게도 이런 호사를 누릴 기회를 충분히 허락하는 중이다. 겨울복숭아의 단점은 며칠동안 보관하고 먹을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말 짧은 시간에 먹어야 한다. 안그러면 씨부분에서부터 갈변이 일어나고 썩어가기 때문이다. 9번째 복숭아는 썩어서 버려야 했지만 그래도 겨울에 복숭아를 먹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뭐든 제철에 먹는 것이 값도 싸고 영양도 좋은 법이다. 정말로 맞는 말이다. 첫 눈 맞으며 먹는 형상홍도를 먹은 후 한여름에 나오는 진짜 복숭아가 급하게 먹고 싶어졌다. 복숭아 특유의 달콤한 향이 가득한 여름 복숭아 말이다. 서리 맞으면서 억지로 익은 겨울복숭아답게 향과 맛은 확실히 여름에 먹는만 못했다. 하지만 임산부처럼 겨울에 무조건 복숭아가 먹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격이 많이 높다하더라도 설복숭아를 찾게 될 것이다. 겨울복숭아가 당도가 높다고하지만 그건 겨울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달다는 뜻이다. 여름과 비교해도 여름에 먹는 복숭아가 훨씬 더 당도가 높다. 과일은 무조건 제철과일로 먹자!
'문화.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무의도 거해 짬뽕 순두부 + 찹쌀 탕수육 맛보기 (2) | 2024.12.31 |
---|---|
하리보 메가룰렛- 신맛 젤리로 피로 날려버리기 (0) | 2024.12.31 |
짬뽕관_서울 홍은점 맛집 후기 (1) | 2024.12.20 |
클리오 뉴 마그넷 팩트 사용후기 (2) | 2024.12.20 |
당신, 거기 있었네요. (0) | 2024.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