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지기
뮤지컬 '당신만이' 관람 후 본문
몇천년만에 뮤지컬을 봤다. 정말 몇천년만인 것 같았다. 인트로 부분에서 울컥할 것 같았다. 너무 오랫만이라,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감격했다. 연말에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 인트로는 싸이의 연예인 노래를 부르며 신나게 춤을 추는 배우들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첫 시작부터 분위기를 달구는 느낌이었다. 직장에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공연장에 왔지만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모든 근심이 다 사라졌다. 내일 출근해서 안좋은 일이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난 즐기는 걸 선택했다.
뮤지컬 '당신만이' . 스토리는 정말 평이했다. 결혼하고, 시련을 겪고 자식 키워서 시집 보낸 후 노부부의 일상, 그리고 한 쪽이 먼저 세상을 뜨는 것까지. 하지만 우린 스토리가 궁금해서 연극이나 영화를 보지는 않는다. 공감! 이 공감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비슷한 패턴으로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상황에 처했을 때는 나만 느끼는 고통으로 여겨진다. 사람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 있다. 맞다. 다 거기서 거기다.
요즘 나이들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도 느낀다.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이 뮤지컬을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나이든다는 것, 늙어감에 대한 것을. 그리고 그 노후의 삶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이 뮤지컬은 배우들이 나이들어 가는 장면으로 바뀔 때마다 연기실력이 다르게 느껴졌다. 신혼때보다 자식이 장성했을 때, 그리고 늙었을 때의 연기력이 가장 최고조가 된다. 정말 노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노인 연기를 실감나게 잘했다. 신나게 춤추는 배우들을 보면서 춤도 배우고 싶어졌다. 직장에서 대관을 해서 보는 공연이라 객석이 빈자리가 없이 꽉 찼다. 직원들도 오랫만에 뮤지컬 관람이라 그런지 호응도 정말 잘해주고, 잘 웃었다. 배우들도 신나서 더욱 열심히 연기하는 게 느껴졌다. 배우와 관객들이 한 마음이 되어 좋은 공연을 만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공연 말미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다. 어떤 감정선을 건드리면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는 것이다. 나도 늙어가는 것이다.
연극이나 뮤지컬이 주는 감동은 영화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생동감 있고, 기억이 오래 간다. 영화보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다. 아니 오히려 싼 편이다. 뮤지컬이 주는 감동과 여운을 생각하면 이제는 영화보단 연극, 뮤지컬이다. 앞으로 대학로를 자주 가야겠다. 나를 돌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공연들이 많기 때문이다. 뮤지컬 공연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지만 커튼콜 부분에서 살짝 한 컷 찍었다. 더 가능했던 이유가 이번 공연은 직장에서 대관을 한 공연이기에 객기를 부리며 찍어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노부부가 서로 대화를 하는 부분이다. 둘이서 대화하는 데 둘 다 말만 한다. 여기서 듣는 사람은 없다. 나이든 사람의 특징을 너무 잘 잡아 표현했다. 각자 자기 말만 한다. 서로의 말은 전혀 듣지 않는다. 나이들수록 불통이 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중간중간 깨알 같은 웃음과 눈물, 감동을 선사하는 뮤지컬 '당신만이'. 오늘, 당신도 볼 수 있습니다. 당신만을 위한 시간, 뮤지컬 '당신만이'가 책임져줄 것입니다.
뮤지컬 관람후 직원들과 뒷풀이로 치맥타임을 가졌다. 오랫만의 공연과 뒷풀이. 정말 추운 날씨였지만 둘 다 놓칠 수 없어서 무리해서 뒷풀이 타임까지 참석하고 집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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