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1세 -나는 영국과 결혼했습니다-독서논술
공기청정기 산 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공기청정기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그냥 심리적으로 파란불이 들어오면 공기가 청정하겠거니 생각하니 심리적인 위안을 삼을 뿐이다.
예전부터 올리려고 마음 먹었던 엘리자 베스 여왕에 대해 알아보자.
엘리자베스 1세!- 나는 영국과 결혼했습니다. (주)한국 슈타이너
아들을 낳았어야지! 아들을. 영국의 왕 헨리 8세는 두번째 부인이 또 딸을 낳자 불같이 화를 냈다. 두번째 부인이 낳은 딸이 바로 엘리자베스 1세. 헨리 8세는 첫번째 부인에 이어 두번째 부인도 딸을 낳자 종교를 영국 국교회로 바꾸면서 이혼을 했다. (그전에는 가톨릭이었는데 가톨릭은 이혼을 금지했다.)
세번째 부인을 맞아 출산을 했는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이 태어났다. 이 아이가 에드워드 왕자다. 헨리 8세가 세상을 떠나고 에드워드가 왕이 되었다. 하지만 에드워드 역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헨리가의 남자들은 명줄이 짧았나 보다. 그렇게 고대하던 아들마저 죽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되었다. 아들이 죽자 딸들 사이에 암투가 일어났다. 제인 그레이가 왕의 자리에 앉자 헨리 8세의 첫째 딸 메리는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메리는 며칠만에 제인 그레이를 쫓아내고 영국 여왕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바꾼 종교를 다시 가톨릭으로 되돌려놓았다. 이에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들의 목숨을 가차없이 처단했다. 그래서 '피의 메리'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잔인무도하게 사람을 죽이던 메리에게도 무서운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엘리자베스 1세다. 메리를 엘리자베스의 존재를 불안하게 생각했다. 자신이 그랬듯이 엘리자베스도 자신을 왕의 자리에서 몰아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명을 씌워 런던탑에 가두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억울한 마음에 돌조각을 주워 창문에 새긴다.
"나는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누구보다여왕 폐화에게 충성하는 신하입니다."
피의 메리가 다스리는 영국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결국 집안의 내력답게 메리도 병으로 일찍 세상을 뜨게 되었다.
엘리자베스는 왕의 자리를 앉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메리와는 달리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라도 잘 다스려 나갔다. 처녀 몸인 여왕을 백성들이 불안해 하자 엘리자베스는 명언을 남긴다.
"나는 영국과 결혼했습니다. 영국의 백성들이 나의 아들이고 딸입니다."
다른 나라의 왕들이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했지만 엘리자베스는 끝끝내 결혼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나라의 왕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영국을 안전하고 굳건하게 만들었다.
에스파냐가 무적함대를 이끌고 침략하는 것을 보고 영국 병사들은 겁에 질렸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직접 전쟁터에 나와 병사들을 격려했다.
"영국을 위해, 백성들을 위해 나의 피라도 기꺼이 바칠 것이다!"
사기 충전한 영국 병사들은 전쟁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고 세계 무역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대영제국을 완성한 것이다.
나라만 강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이 때 가장 많이 꽃피운 것이 문학이다.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던 셰익스피어가 바로 엘리자베스가 배출해낸 문호이다. 아이들이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5대 희극은 몰라도 '로미오와 줄리엣'은 안다. 심지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4대 비극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재미로 따지면 로미오와 줄리엣만은 작품은 없다. 우리의 희망과 기대와는 달리 구성면에서 많은 헛점이 있다는 이유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4대 비극 안에 포함되지 못한다. 남녀 주인공의 최후가 비극적으로 끝났으니 비극은 비극이다.
엘리자 베스는 평생을 영국을 위해 바쳤다.
엘리자 베스는 평소 외모를 화려하게 치장했다. 요정으로 보일 정도로 화려한 보석과 가발로 외모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보톡스까지 맞아 가며 청와대를 지킨 우리나라의 최초 여자 대통령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엘리자베스는 대머리로 유명하다. 어릴 때 심한 병을 앓아서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고 한다. 그래서 80여개의 가발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정도면 필리핀의 이멜다 여사도 살짝 연상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치를 했던 안했던 영국은 확실하게 잘 이끈 여왕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이런 여왕이 있었다면 선진국의 대열에 우뚝 섰으리라고 본다. 따지고 보면 영국도 땅덩어리가 큰 나라는 아니다. 면적 면에서는 우리니라와 비교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 하지만 여왕하나 잘 세워서 대영제국을 완성했지 않은가. 부럽다. 이게 선진국의 포스다.
어쩌면 우리도 최초의 여자 대통령을 뽑을 때 이런 것을 기대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굳이 엘리자베스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여왕을 뽑으라면 선덕여왕이 있겠다. 물론 스케일이나 업적면에서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인물이야기편을 수업을 할 때 흥미를 갖는 부분이 인물의 업적이나 고난 극복과정보다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머리였대."
"우와, 대박." 아이들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엘리자베스는 편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꺼리가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서 슬슬 아들 선호하는 사상과 아들을 낳기 위해 종교를 바꿔가며 결혼은 한 헨리8세를 연결시키면 된다. 요즘은 남아선호 사상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남아선호 사상은 잔재해 했다. 내리 딸을 낳으면 셋째는 꼭 아들이라는 확신을 갖고 셋째를 낳은 사람도 여럿봤다.
남아 선호사상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세계를 정복하려면 남자가 필요했으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시대다. 힘으로 해결하는 시대는 지났다. 미래에는 남자들이 인기가 없을 것이다. 힘이나 체력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로봇이 대체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의 세세한 업적은 잊어버릴 지라도 대머리였다는 것은 아이들은 잊지 않고 가끔씩 나에게 말한다.
이유가 뭐든지간에 기억하는 것이 어딘가.